영화

항거

이베 2019. 3. 3. 03:21



2019.03.02 감상


스포일러 포함.



 개봉 전부터 여성서사, 여성배우 다량 출현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아무튼, 보고 왔습니다. 나름대로 포르노적 연출을 피하려고 노력했단 평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하다는 평을 봤지만 일단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해보기로 함.


 고아성님 주연, 김새벽님, 김예은님, 정하담님 등… 외에도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나와서 좋았어요. 고아성님 연기 정말 너무 좋았고, 눈빛에 꺾이지 않는 의지가 너무 잘 보였던. 눈빛, 시선 하나하나로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거 잘 하는 사람이 정말 연기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정말...네...

 그런데 보러 가기 전에 포르노적 연출이 적고, 그런 장면은 흑백으로 표현하려고 했단 걸 보고 가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잔인하고, 그런 장면이 많이 나와서 놀랐네요. 그래도 걍 욕할 건 아니고, 짚고 갈 점은 짚고 가야지 하는 마음에 줄줄 적어보기… 일단 고문 장면이 투머치합니다... 3.1만세 운동 이후의 유관순 열사님의 이야기를 다루려는 건 알겠지만, 과거 좀 더 많이 다루고, 오빠와의 연대감이나, 수감 중인 여성 캐릭터들과의 연대, 열사님의 감정선에 좀 더 집중하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진행이 약간 유관순 열사님이 뭔가 함 - 고문당함 - 뭔가 함 - 고문당함 의 반복인 것 같아서ㅠㅠ

 그리고 고문 장면이 들어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무작정 포르노 연출이었던 건 아니었으나... 더 괜찮은 연출이 있었음은 확실해서. 심지어 12금이던데, 좀 더 순화하고 돌려말하는 식의 연출이 들어갔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함. 기왕 흑백 영화로 연출했으니, 감각적으로 살리는 방법도 있었을 거고. 그리고 니시다라는 캐릭터의 스탠스를 알 수 없어서 아쉬웠던. 사람이 어찌 마냥 악일 수는 없겠지만요. 중간에 진짜, 무슨, 로맨스 노선 타나 싶어서 깜짝 놀람. (니시다 쪽에서 일방적으로.)


 말하다보니 다 연출에 대한 불만이네요. 배우분들 연기나, 흑백 영화란 느낌 자첸 나쁘지 않았었어요. 솔직히 못 만든 영화란 느낌도 없고, 다들 한 번씩은 봐주셨으면 하는. 보는 내내 나는... 나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줬고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점에서.) 일단 잊어서는 안되는 사람이 너무 많이 나왔잖아요. 여성 위인은 지워지기 쉬우니.

 영혼 참가 하라는 말... 이해 안가는 건 아니었고, 블로그 조금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스릴러 공포 슬래셔를 잘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논픽션 위인 영화에서 이렇게까지 고문 장면을 보고 싶은 의향이 없었어서 눈을 돌린 장면이 꽤 많았습니다.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속이 무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던. (고아성님 연기 정말..)

 그렇지만 결론은 한 번씩 봐주셨으면 좋겠다예요! 더 많은 여성영화와 여성위인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