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갈
당갈당갈 하는 노래도 좋아하는데 기타 대박 쩔어주는 노래도 정말 좋아함 ㅠㅠ
트위터에서 이건 봐야한다! 고 자꾸 보였다. 여성 영화라고 하는데, 가부장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근데 다들 너무 재밌다고 해서!!! 봐야한다, 봐야한다, 하고 있는데 도무지 상영관을 찾기가 힘들었다. 집에서 1시간 떨어져있는 영화관으로 보러 갔다. 상영시간 2시간 반, 왕복 2시간 길이었다. 집 근처라고 해야하나, 씨지비랑 메가박스 다 있는데도 당갈이 없었음. 급기야 영화의 전당에도 없더라….
아 영화 얘기 해야하는데…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진짜 재밌고, 짜릿하다. 보는 내내 전율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솔직히 말하면 거의 펑펑 울었음) 했다.
가부장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하던 이유도 알 법 했다. 물론 후반에는 기타도 바비타도 자신의 의지로 레슬링을 하지만, 초반에는 그야말로 아버지의 억압이나 강요였으니까. 하지만 그것만 보기에는 인도의 전체적인 여성의 인권이나 여성에 대한 인식이 더 큰 여성에 대한 억압이어서 그래, 이게 하나의 깨부심이 될 수 있지, 하고 생각하게 됐다. 그 증거로 기타와 바비타가 여성 레슬러가 된 후 인도의 많은 여성이 레슬링을 시작했다고 하지 않는가.
전체적인 내용보다 먼저 당갈이 담고 있는 여성주의적인 서사를 말하고 싶다. 인도는 여자가 태어나면 14살에 결혼을 보내기 바쁘다. 한 평생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 그래서 레슬링을 하는 여성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하고, 아버지가 그들의 머리를 밀어버렸을 때도 어쩌려고 그러냐, 미친 거 아니냐, 고 한다. 물론 이건 강요고 억압이고 학대긴 함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 기타와 바비타는 이런 아버지가 어딨냐고, 말도 안 된다고 어느 아버지가 딸을 억지로 레슬링을 시키려고 해! 라고 말하지만 친구가 너희는 낫다고, 보통의 아버지는 처음 보는 남자에게 딸을 보내고, 미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플로우에서 신파적인 요소가 없다고는 말 못 하겠음. 신파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oO(개재밌네 진짜)
영화 내에서 꾸준히 여자가 따든, 남자가 따든, 금메달은 금메달이다. 너희의 싸움은, 너희의 우승은 너희만의 것이 아니라고, 조국을 위한 것이고, 다른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이김으로써 많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여성 롤모델이 되어줄 수 있다는 메세지가 주는 짜릿함 너무 좋았다.
기타와 바비타는 레슬링을 한다는 것때문에 안 좋은 시선과 말을 많이 듣는다. 그걸 다 이겨냈다고 해야하는지 신경쓰지 않았다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성희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상처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것도 좋았음. 영화 내도록 성적 대상화가 된 적 없다. 심지어 2차 성징 이딴 거 진짜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 기타와 바비타는 영화속에서 그냥 성장하는 레슬러였다.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남자와의 싸움은 기타와 바비타에게 있어서 그냥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었다는 게 너무 공감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토리 얘기를 해보자면, 여성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엄청 평범한… 스포츠물 같은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시작한 재능의 꽃피움… 아버지와의 갈등… 슬럼프… 어쩌구… 근데 와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쾌감 넘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기타가 처음에는 아 하기 싫어! 이러다가 첫번째 패배를 겪고 "다음 경기는 언제예요?" 하고 물으며 분해하는 거든, 승승장구 하며 모두를 이기고 '싸우기 무서운 존재'가 되는 것도, 좀 더 큰 목표를 잡아가는 것도 너무너무 스포츠물의 그것이었는데 진짜 재밌었음.
2시간 반의 러닝타임? 그런 것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진자 엄청나게 긴박감 넘치고 중간중간 노래도 나오고 재밌다가 슬펐다가 사람 마음을 오지게 쥐락 펴락 하는데 심장이 막 쥐었다 놓였다 해서 너무 재밌었음……. 개인적으로 어벤져스의 러닝타임은 좀 힘들었는데 당갈은 (물론 화장실 다녀오긴 했음) 그러지 않았다….
민폐인 거 아는데 너무 몰입해서 순간 실제로 박수를 친 적이 있다. (죄송합니다) 근데 중간중간 다른 곳에서도 박수 소리 났던ㅋ ㅋㅋㅋ ㅋ ㅋ 후반부 경기 장면은 거의 실제로 경기 보는 기분이었다.
결론:개존잼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