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봐야지, 하고 벼르다가 드디어 봤다. 작업 해야했는데 너무 졸려서 안되겠더라.
시카고는 그 죽어도 싸지! 하는 노래 가사가 있는 음악으로 유명해서 직접 어떤 장면인지도 보고 싶었다. 전반부에 나옴. 뮤지컬 영화 + 여성 캐릭터 + 여자가 남자를 죽임 (이런 거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 연출이 좋음 < 마음에 들었다!
흑발 단발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금발쪽이 더 비중이 많았음. 시카고의 스타 벨마와 스타가 되고 싶었으나 못 된 록시가 사람을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와서 무죄판결을 받으려고 하는 고분분투! 이렇게 적으면 너무 법정 드라마 같지요.
나오는 여성 살인마들은 다들 제각각 자신의 이유가 있어서 사람(거진 남자)를 죽였는데, 그 새끼는 죽일만 했고 내 인생 살아야겠으니까 나는 무죄야! 나는 사람을 죽였지만 살인범은 아니야! 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벨마와 록시도 어찌됐든 무죄를 받고 나오려고 온갖 노력을 한다.
초반에 록시는 약간 순진한 아가씨~ 꿈을 향해 노력해서 남자에게 상처 받고~ 하는 느낌이었는데 그 남자를 죽이는 것부터 통쾌하지만, 이후 자신의 삶을 찾으려고 악착바리가 되는 것도 좋았다. 원래 남편은 진짜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고 에휴 그걸 믿었니? 하는 느낌으로 버려지는데, 불쌍하다가도 알탕 영화에 저런 식으로 쓰이다가 버려지는 여자 캐릭터들을 생각하고 그래 뭐. 하고 생각하게 됐다.
초반의 벨마는 도도하고 까칠한 스타! 이런 느낌이었다면 후반부에는 자신도 살아야하기 때문에 숙이고 들어가는 캐릭터가 되는 거 보면 록시의 방향성과 벨마의 방향성은 정반대인 것에 비해서 엔딩에서는 함께 하게 되는 것도 재밌다. (우정은 아니구요 비지니스적인 관계루다가)
시카고에서의 살인은 쇼야! 그렇기때문에 더 자극적인 게 나오면 묻히기 마련이라는 것도 참 묘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단 한 명 있는 '진짜 무죄'는 교수형에 처하고. 그녀는 헝가리 사람이라서 영어를 잘 못 하는데! 은은하게 비꼬는 게 들어있어서 더 좋았음.
퇴근을 해야해서 여기까지만 적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