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베
2018. 4. 22. 15:27
친구가 자기 인생책이라고 해서 읽었다. 걔한테는 미안하지만 별점으로 따지면 3.5쯤? 고만고만. 내가 저 책이 쓰였을 당시에 읽었다면 천재라고 무릎을 꿇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봐버렸다.
어떤 책인지 기초 지식 하나 없이 접했고 읽다가 미스테리 추리소설임을 깨달았다. 10명의 사람들이 어떤 인물에게 초대되어 한 섬으로 떠나고 그 이후 한명씩 차례대로 죽는다는 식의 이야기이다. 이 소개자체로 소설의 내용이 다 설명이 되는데, 저것만으로 꽤 재밌겠다 싶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굉장히 흔한 소재가 되었지만(…) 밀실 살인 게임의 시초쯤일까? 조사해본 적은 없지만 그렇지 않을까 하는 마음.
1939년에 발간된 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신선하고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끝이 날때까지 살인인지 아니면 저주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의 흐름이 이야기의 흥미를 증폭시켰다. 요즈음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떨어진 섬, 죄를 지은 사람들, 그걸 심판하는 살인마…류의 살인게임을 다룬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소재라서 끊지 않고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잔인하거나 고어한 묘사는 별로 나오지 않고, 살인 장면은 담백하게 적어내고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힘을 쓴 느낌이었다. 그리고 꽤 친절하게 에필로그에서 모든 사건의 전말 등을 설명해주고 있다 (ㅋㅋ) 근데 아마 없었으면 그냥 미스테리 소설이 되었을 것 같고, 혼란을 주고 끝났을 것 같아서 에필로그가 확실히 끝을 마무리해주고 있었다. 크리피같이 범인?이 모두 불고 있다는 사실이 좀 아쉬웠으나… 어차피 추리소설은 아니라는 느낌이었어서.
이런 류의 창작물을 보다 보면 과연 누가 다른 이의 죄를 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으로 처벌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건 대체 뭣이길래….
쨌든 미스테리 추리(?) 소설임을 모르고 본 거라서 약간 당황한 것빼고는 꽤 재밌게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