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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스터디용으로 읽은 책. 원래는 스터디에 먼저 기제하고, 이후에 여기에 적으면서 살을 덧붙이고는 했는데 스터디 업로드일이 내일이라서 잊기 전에 먼저 기록해둔다. 이미지는 구글 검색에 마땅한 게 없어서 예스 24에서 저장해왔다. 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집으로는 예전에 비행운을 읽은 이후로 처음이다. 김애란 작가의 글은 뭔가, 장마철의 축축한 공기를 연상시키는 문체라고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읽다보면 눅눅한, 몸이 젖은 기분이 든다.(ㅋㅋ) 읽는 중에 비가 많이 와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글에 담긴 내용이 마냥 밝거나 희망차지 않아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비행운을 읽을 때보다 사회 문제라든가 하는 게 노골적으로 담겨있지 않나? 싶다. 사실 비행운을 읽은지 좀 지났고, 비행운은 어딘가에 기록해둔 게 없어서 어떤 감상이었는지 잘 기억 나질 않는다. 뭐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도 대답하기 힘든 책. 다 좋았지만 굳이 고르라면 <노찬성과 에반>, 그리고 <가리는 손>인 것 같다.
<노찬성과 에반>은 돈과 욕망,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저울질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욕망 앞에서는 자꾸 뒤로 밀려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괜찮을 거라고 자신을 설득시키며 눈 앞의 것을 움켜쥐고,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는 아이. 하지만 그 누가 노찬성을 나무랄 수 있을까? 나라도 그 나이의, 그 상황의 아이였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았다.
<가리는 손>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받는 차별을 걱정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녀의 아들을 그려내고 있다. 아들은 엄마에게 "엄마는 한국인이라 몰라." 라고 하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너도 한국인이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 아들이 정말로 한국인 취급을 당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두 사람다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을 거다. 나도 마찬가지로 입을 다물었을 거다. 작품에서는 다문화 가정이 받는 멸시나 사회적 편견들을 다루는 듯 하다가, 중간중간 그 즈음에 일어났던 일을 보여준다. 아들의 또래들이 한 소리하는 노인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가했고, 노인은 쓰러진다. 아들은 그걸 보고 충격 먹은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뒤를 돌아가려다 자신이 놓고 온 인형뽑기의 인형을 집어들고 다시 돌아간다. 엄마는 믿는다. '얼마나 놀랐을까….' 하지만 소설의 끝자락에 그 믿음은 흔들리고, 자신의 아들이 마냥 순진하고 피해자이기만 한 소년이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느낀다.
마지막 단편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얼핏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켰다. 제자를 구하려다 죽은 선생을 남편으로 둔 여자. <입동>은 아이를 잃고 난 뒤의 부부, 특히 어머니를 그린다. 아이의 상실이라는 커다란 일을 겪은 사람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걱정한다. 상실의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고, 메꾸려다가 발견한 새로운 구멍에 다시 무너진다.
소설의 제목처럼 바깥은 여름이라면, 안은 어떤 계절을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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