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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후기를 당연히 썼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트위터에 트윗 하나 올리고 말았었나보다.
범죄율이 올라갔었나, 그냥 범죄가 많이 일어나서였나, 일본에서 '복수법'이라는 처벌법이 생긴 세계관이다. 말 그대로, 범인이 저지른 일을 그대로 범인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거다. 이 세계관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나도 어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은 말 그대로 '죽여버리고' 싶을 때가 많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는 좀 공감을 많이 하는 편이라, 유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괜히 밤에 잠을 못 이루기에.
이 세계관에서는 '복수법'은 인권을 뭉개는 일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쪽의 사람들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그칠 수 가 없었는데, 나는 아마도 '복수법'에 찬성하는 쪽이었을 것 같다. 한국은 너무 솜방망이라서. 물론 '복수법'이 제정된다면 수사를 더 꼼꼼하게 해야할 거다. 진짜 억울하게 죽을 수도 있으니까.
<저지먼트>에서는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양아치 그룹이 납치후 잔인하게 고문해서 죽인 한 소년, 그의 아버지가 복수하는 <사이렌>, 친어머니를 살해한 딸에게 복수하는 어머니 <보더>, 묻지마 살인의 피해자 유족들의 복수 <앵커>, 영능력이 있는 여성을 따르는 종교단체의 여교주에게 살해당한 아들, 그의 어머니가 복수하는 <페이크>, 친엄마와 내연남에게 학대당한 동생을 위해 복수하는 오빠 <저지먼트>. 총 다섯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다.
<사이렌>, <앵커>의 경우에는 정말 '죽어 마땅한' 경우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문제가 뒤에 숨어있든 간에) 나머지 경우는 약간 애매하다. 가족이 엮인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지, 가정사를 샅샅히 들여다보면 죽여도 되는가 하는 느낌의 이야기가 많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죽였을까? 죽이지 않으면 감옥에서 몇년, 십몇년 있다가 나올 거다. 그래도 괜찮은가?
<저지먼트>에서는 유족들이 피해자들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것에 대한 묘사가 많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텐데… 하고 생각한다. 살아남았고, 자신이 죽인 것은 아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자꾸 죄책감을 갖는다. 나비의 날개짓을 자신의 행동에서 찾는 거다.
<앵커>에서, 세 명의 피해자 중 한 명은 '복수법'에 반대하는 측이었다. 그리고 복수법을 실행하는 유족은 그녀의 약혼남이었고. 그는 그녀가 복수법을 반대하니 자신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막상 자신의 일이 되니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민한다. 그들의 비밀은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풀리고, 그는 결국 복수법을 포기한다. 나머지 두 사람이 복수법을 선택해서 결국 행했지만.
여전히 내가 어떻게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수법'이 없는 세상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내던져서라도 범인에게 복수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역시 제대로 된 처벌이 내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누구의 손에 또다시 피를 묻히는 것보다야 훨씬 나을 거다. 나는 피해자나 유족이 자신의 인생을 내던지고 복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또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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