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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넷플릭스 빨간머리 앤

이베 2018. 8. 11. 14:13



트위터에서 영업글 많이 보다가, 시청률 저조로 시즌3이 안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트윗 보고 간만에 넷플릭스 틀어서 보기 시작했다가 4일간 사경을 헤매며 빨간머리 앤 광인이 됐다. 이 글은 영업글 + 후기... 시즌 3 안 나오면 다 엎고 울거임... 넷플릭스 진짜 너무 힘들다 센스8 안 나온다고 했을 때도 울부짖었는데.


사실 나는 빨간머리 앤 원작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좋아하는 동화?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로 따지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최애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판타지에 환장했던 내게 빨간 머리 앤은 너무 잔잔했나보다 (;) 그런데 트위터에 도는 사진들이 너무 예뻤다!!! 앤의 캐스팅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요즘은 따끈따끈한 드라마나 영화가 좀 보고 싶은 주기여서 그러기도 했던. 심지어 페미니즘, 퀴어를 다루기까지 한다니.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





 빨간머리 앤을 제대로 안 봐서, 원작도 이런지 모르겠으나 빨간머리 앤 드라마는 모든 인물이 성장한다. (아! 빌리랑 그 남자 선생 빼고요! 근데 빌리도 시즌3에서는 좀 바뀔 것 같기도.) 어른아이 할 거 없이, 모두가. 앤은 보육원에서 학대 당하고, 왕따 당하며 자라서 약간 눈치나 일반적인 선을 잘 못 지키는 듯 하지만, 그것도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점점 나아진다. 일단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생각이 편협하지도 않고, 당당하고, 해맑으니까 너무 좋았다.

  이런 말 하는 게 빻았는데, 과거의 나는 어린 애들을 배려할 줄도, 이해할 줄도, 좋아할 줄도 몰랐다. 나도 어렸음에도 그랬다는 게 웃기지만 아무튼 그랬다. 요즘 페미니즘이나 여러 인권을 접하면서 아이들은 아이들이니까 배려하고, 이해해줘야한다는 것을 배웠고, 그 이후라서 그런가, 앤이 무슨 실수를 하든 사실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매튜와 마릴라도 앤을 이해하고 배려해줬기 때문에 더 그렇고.



 매튜는 초반부터 앤을 꽤 좋아하고 생각해준 캐릭터라 둘째 치고, 마릴라의 변화가 보는 내내 날 너무 행복하게 만들었다. 앤을 의심하고, 몰아세웠던 마릴라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누구보다 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앤이 어린아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그녀가 어른에게 모욕당해서 화를 내고 예의 없이 굴었다고 해도 무조건 어른의 편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앤이 궁금해하는 건 진지하게 생각하고, 어린 아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어느정도 눈감아준다. (물론 혼내야할 때는 확실히 혼내지만) 서로서로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좋은 관계가 되어가는 게 너무 기뻣다.

 아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앤의 가정은 점점 따뜻하고 배려가 넘치는 곳으로 변해가서 진짜 너무너무 행복하고 앤이 점점 내 딸마냥 느껴져서 앤 상처주는 사람은 진짜 가서 다 한대씩 치고 


 이 짤처럼 굴 것 같음.

 조세핀과 콜도 너무너무 사랑하고... 다이애나랑 루비는 말 할 것도 없고... 길버트는 그냥 안타깝다... 세바스찬이랑 (서배스찬이라고 자막 뜨던데) 잘 지내고 농사도 짓고 했으면 좋겠다...


 빨간머리 앤은... 무겁지 않게 다양한 주제를 다뤄서 좋은 것도 있었다. 페미니즘은 진보 어머니 모임에서 나오고, 거기서 처음으로 페미니즘이라는 걸 접한 마릴라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조세핀과 콜로 퀴어에 대해서 다루지만, 직접적이게 말하지 않고 은근하게 말하는 것도 좋았다. 콜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려고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달으면서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탈출구를 찾는 모습도 좋았다. 길버트가 배를 타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세바스찬을 만나고, 애번리로 다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인종차별을 다루는 것도 세련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시즌3이 점점 기대될 수밖에 없다. 인물들은 더더욱 성장할테고, 앤과 앤 주변의 여자 친구들은 결혼 외에도 뭔가 찾아나갈 것 같다. 스테이시 선생님도 나왔고, 덕분에 애번리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겠지! 내 일도 아닌데 이렇게 가슴이 뛸 수가 없다. 제발 나와줬으면 하기에,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제발 앤을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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