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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공녀

이베 2019. 4. 8. 00:24

 

 

2019.03.24 감상

 

 이건 진짜,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없어서 못 봤던 것 같다! 1년이 지나고 겨우 봤음. 알고 있던 건, 돈이 없어서 집을 내놓고 밖을 떠돌아다니면서도 위스키와 담배만은 포기 못하는... 어? 이렇게 적으니까 좀 이상한데? 나도 술이랑 담배라면 환장을 하다보니, 이 영화가 그런 내용이라는 걸 듣고 너무 보고 싶어졌었다. (ㅋㅋ)

 

 줄거리는 위에 적어둔 것과 똑같음. 돈이 없어, 물가는 오르고. 집세, 위스키, 담배... 사야하는 것들을 죽 적어나가던 주인공 미소는 집세에 과감하게 줄을 긋는다.

 

 '집이 없어도 취향과 생각은 있어.' 이게 참 마음에 들었다. 사실 집 없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들어. 말 그대로 노숙자 신세인 건데. 미소는 집을 팔아버리고, 어디로 갔냐고 한다면, 옛 지인들에게로 간다. 집이 있는 지인들. 너는 아직 여전하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지만 다른 이들은 바쁘게 바뀌어나가고 있었다면 속도는 다르지 않나.

 예전에 알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던 이들은 타인의 눈을 신경쓰기에 바쁘고, 돈을 벌기에 바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기에 바쁘다. 그런 이들의 눈에 미소는 헤프거나, 자신보다 아래인 것마냥 느껴지거나, 또는 그게 부럽고, 자신의 삶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의 모습을 한 장씩 남겨두고 다시 어디론가 사라지는 미소. 그리고 끝내는 정말 바람처럼, 한 번의 연락이 닿지 않는 채로 살아간다. 걔는 어디서 또 담배 피우고, 술이나 마시고 있는 거 아니냐며.

 사람이 어떻게 타인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바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살아간다는 건 힘든 일이니까. 미소는 자신의 행복에 집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에, 위스키와 담배만 있으면, 그리고 남자친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남자친구도 남들이 생각하는, 사회적으로 바라는 평범한 삶을 위해 자신의 곁을 떠나지만. ...뻘하게 이 남자친구가 웹툰 작가 지망생이어서 마음이 더 아팠음. (눈물나네.)

 자신도 타인의 눈을 신경쓰지 않으니, 남을 편견으로, 이상하게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점이긴 하다. 사실, 너무 잘 본 영화였고 미소가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미소처럼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무리일 것 같다는 마음이.

 

 여성서사 영화여서 보려고 했던 거기도 한데, 그냥 보면 이래저래 생각해볼 거리가 많아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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