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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을 내내 불량 소녀 모모코라고 알고 있었다.
이걸 왜 보려고 했더라, 로리타 드레스가 눈에 들어와서도 그랬던 것 같고, 여성 캐릭터 성장물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다. 다 보고 난 다음에 드는 감상은 여성 우정물! 이다. 특이한 여성캐릭터들의 여성 우정물. 남자들만 땀과 피가 난무하는 우정하라는 법 있냐, 여기는 모랫바람도 날리고, 레이스도 날린다.
로리타룩을, 또는 일본 옛 양키룩을 좋아하시는 분. 여성 우정물이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B급 영화를 정말 싫어하시거나, 후반부에 화면에 잠깐씩 욱일기가 잡히는데, 불편하신 분들은 피하시는 게 좋다. 욱일기가 나오는 줄은 몰랐다. 양키들에게서 빠질 수 없는 걸까? 들고 펄럭인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오토바이인가 뒤에 꽂혀있는 게 화면에 잡힌다.
모모코는 시골에 사는 17살 여자애다. 로코코 시대의 프랑스에서 태어나길 바랐던, 로리타를 사랑하는 시골 소녀. 원래 살았던 동네는 죄다 양키, 건달들만 사는 동네였고, 아버지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도망쳐 온 곳이 이 시골이었다. 여기 사람들은 싼 것만 좋아하고, 저스코였나, 하는 마트에서 모든 걸 산다. 거기서 로리타룩을 팔 리가 없다.
집에 돈이 떨어지기 전에는 아빠에게 손을 벌려서 로리타룩을 샀으나, 시골로 온 이후에는 스스로 옷을 살 돈을 벌어야했다. 아빠가 시골에 오기 전에 팔았던 이미테이션 명품옷을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고 하고, 그러던 중 여자 양키 이치코를 만난다.
두 사람은 진짜 오지게도 잘 안 맞는데, 모모코는 로리타를 사랑하고, 친구따위 필요 없고, 달콤한 것만 맛보고 살아도 부족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고, 이치코는 양키에, 프릴같은 건 입을 리가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정이 많은 타입인듯 하다. (근데 이것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만 엄청 소중히 여기는 듯.) 이치코가 일방적으로 모모코에게 다가오고, 얘기하고, 하다가 두 사람의 우정이 쌓이는 그런 이야기인데, B급 영화 느낌이 나지만! 재밌었다.
로리타룩에 양키룩이라니 두 사람의 비주얼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치고의 페이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왠지 지금 적을 타이밍인 것 같아서, 캐릭터들 설정이나 성격이 진짜 특이?하다. 이상하다고 말해도 될 정도. 엄청 과장된 개그도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엄청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이, 나중에는 누구보다 친해진다. 모모코는 초반엔 친구 같은 거 필요 없어. 라고 말했으면서 이후에는 자신이 엄청 존경하는 로리타 드레스 디자이너가 맡긴 일까지 미뤄가며 이치고를 위해 달려간다. 영화가 진행 되면서, 모모코는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능력을 인정 받기도 한다.
극 중에 두번인가 정도, 사람은 너무 큰 행복을 갑자기 맞닥뜨리게 되면 큰 병에 걸리게 된다고, 행복을 쥐는 것은 불행에 안주하는 것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여자는 남들 앞에서 울면 안된다고, 동정 받게 된다고 말하는 것도 나온다. 두 대사가 너무 좋았던.
최근에 계속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었는데, 자기 전에 봐서 되게 좋았다.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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