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간만에 개봉날 영화관에서 영화보기~ 하고 있는 알바의 특성상 어디서 연락 두절 되는 게 굉장히 눈치 보여서 영화 러버이지만 맨날 구매해서 노트북으로 보는 인생~ 하지만 서치! 너무 재밌어보여서 호다닥 보고 왔습니다. 개봉한지 얼마 안 된 영화니까 스포일러는 따로 접어둘게요.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서치>는 딸이 실종된 뒤, 딸의 SNS를 뒤져가며 딸의 행방과 주변 인물 관계도를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SNS로 실종된 딸의 행방을 찾는다는 소재 자체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요즈음에 진짜로 사용하는 수사방법일 게 분명하기 때문에 흥미가 가서 호다닥!!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화면의 연출인데, 연출이 너무 재밌었던! (영상미가 뛰어나다! 이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진짜 말 그대로 재밌는 연출!) 감독이 91년생이라는 걸 영화 보고 나서 알았는데, 딱 SNS니 뭐니 하는 것에 인생과 영혼을 거는 세대의 사람이라 만들 수 있는 영화구나 하고 생각했던 (ㅋㅋ)

 이후의 여러가지는 사실 심각한 스포일러는 되지 않겠지만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접어두겠습니다.

 <서치>에 나오는 마고와 아빠는 친한 사이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도 굉장히 현실적이라서 좋았다. 나만 해도 (나는 SNS상의 지인들보다는 실제 친구들이 나를 더 잘 알겠지만) 가족들 보다는 내 SNS를 보는 사람들이 내 일상을 더 잘 알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종 이후 자신의 딸의 상황을 알게 되는 장면은 학교 폭력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야 자신의 자녀가 그런 상황을 겪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여러 미디어가 생각나기도 했던.

 그리고 대대적으로 마고의 실종이 알려지고, 납치나 큰 범죄에 연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궜을 때, '저 걔랑 별로 안 친해요.' 라고 말하던 이들이 SNS에 눈물 짜내는 글을 올리거나, 유튜브에 '그녀는 제 베프였어요.'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도 너무 현실적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길 수준이었다. 그 와중에 어그로 끄는 그지같은 놈도 존재하고. 아빠를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거나, 이미 죽었을 거라며 심한 말을 하는 사람들까지.

 위에도 적었으나 91년생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SNS를 접하고 살아온 사람이었고, 인터넷이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에 화면 연출이 더해지면서 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고 보고. 단 한 번도 전문 카메라로 평범하게 찍은 씬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감탄했다. 모든 화면의 영상은 영화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기 보다는 컴퓨터나 핸드폰 화면이었다.

 소재나 연출 뿐만 아니라 사람 긴장시키게 만드는 강약조절도, 반전도 좋았다. (누군가는 예상 가능한 범주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상상 못 할 범주의 반전이라는 건 세상에 없을 듯 나올 거 다 나와서.)

 근데 진짜 재밌으니까 보셨으면 좋겠다. 구색끼워맞추기로 아시아인이 나오는 영화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