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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이베 2018. 8. 21. 17:33



 오필리아의 남자친구같은 사람은 그냥 아, 되게 암담하구나… 정도로 넘어가는 영화일까?

 왓챠에 올라온 설명을 보고 무겁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틀었다. 생각한 것만큼 무겁지 않았는지 아니면 그것보다 더 무거웠는지, 영화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다.


 1987년 루마니아는 임신 중절이 불법이다. (1989년 혁명으로 낙태 금지법이 폐지됐다고 합니다) 그런 곳에서 임신을 한 가비타와, 그녀의 낙태를 돕는 오필리아의 이야기다. 그들은 불법인 낙태를 하기 위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물어 낙태를 해주는 사람을 찾았고, 3000 (단위를 모르겠어서 그게 얼만지 환산을 못 하겠다) 을 준비하고, 호텔을 잡는다. 가비타는 임신 2개월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4개월, 그보다 더 긴 시간동안 임신을 하고 있었다. 돈이 얼마라는 말을 듣지 못한 두 사람은 낙태 시술을 해줄 수 없다는 남자의 말에 당황한다. 결국 오필리아는 친구를 위해 돈 말고 다른 것을 지불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실 가비타의 행동이 좀 갑갑하다. 낙태 시술을 잡았는데, 제대로 한 일이 없어 자꾸 일이 틀어진다. 원래 그런 사람인 건지 아니면 자신이 낙태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정말 낙태를 하는 2박 3일 정도만이 영화에 담겨져 있어서.)

 와중에 굉장히 현실적이라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오필리아가 남자친구의 어머니 생신 축하 때문에 그의 집에 방문했을 때였다. 오필리아는 가비타를 돕다가 잠시 짬을 내서 나온 상태였고, 약간 짜증난 상태였다. 남자친구는 오필리아가 뭐때문에 그러는지 묻지만 오필리아는 대답하기를 꺼린다. 그러다가 가비타의 낙태를 도와야한다고 말하고, 이후 만약에 오필리아 자신이 임신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건지 묻는다. 남자친구는 대답을 피하고, 그런 말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한다고 해도 운이 없으면 덜컥 임신할 수도 있는 건데 말을 미리 나눠두는 게 당연히 맞지 않나?

 남자친구의 대답은 뭐 예상하셨겠지만 결혼 해야지, 하는 식이다. 오필리아는 걱정하지 말라고, 너한테 매쉬드 포테이토나 만들어주면서 평생을 살 생각은 없으니까, 라고 말한다. 오필리아는 가비타의 일로 임신이나 낙태가 피부로 와닿는 거리에 와있는 반면, 남자친구는 바로 앞에 있으면서도 일억광년쯤 떨어져있는 것 같다.


 이 영화가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그냥 영화가 다루는 내용 자체가 무겁기도 하다. 임신 중절이 불법인 나라에서 낙태를 하는 학생들. 그것만으로 무거울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다가 나는 2018년에도 임신 중절 불법국에 살고 있다!!!! 어떻게!!! 안 무거울 수 있지!??!? 나의 주변에도 이런 상황을 겪을 수 있고 내 주변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일이다.

 그러니까 임신 중절 합법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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