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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 완독
몇 년 전이지, 16년도 5월에 발간되었으니 그 뒤로 2개월 후에 내가 한강 작가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친구가 생일선물로 줬던 기억이 있다. 그 해에 생일선물을 받다가, 이 책을 받았을 때 너무 고맙다고 팔짝 뛴 게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쨌든, 그러고 읽었고, 책장에 잠들어있다가 최근에 카페 갈 때 들고갈 가벼운 책으로 골라집어 들었다.
제목 그대로, '흰' 것들에 대한 소설이다. 한강 작가의 자전적인 느낌이 강한 소설. 어찌보면 시집이다 싶은 느낌의 구성인데, 마음에 와서 박히는 문장이 많았다. 사실 책을 열고 한 두페이지 넘기면 나오는 '시간이 더 흘러 추워지기 시작한 밤, 익숙하고도 지독한 친구 같은 편두통 때문에 물 한 컵을 데워 알약들을 삼키다가 (담담하게) 깨달았다. 어딘가로 숨는다는 건 어차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라는 문장이 왜 이렇게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어딘가로 숨는다는 건 어차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3년 전에 읽었을 때는 이 책이 꽤 무겁다고 해야할까. 어두운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감상이 확 달라져서 놀랐다. 오히려 따뜻했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보았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읽는 내내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져서 어떡하지, 하고 고민했다. (부산에 살지만 바다가 너무 멀다.) 깨끗하고 반짝이는 흰 수면이 보고 싶어졌다. 흰 것들에 대한 감정이 마구 피어오르는 책이었다.
겨울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겨울이 가기 전인 지금 보길 잘했다 싶었다. 등을 아주 떠밀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뒤에 자신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기분이 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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