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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플레이스

이베 2020. 2. 22. 01:10

 

 드디어! 굿플레이스 시즌4의 마지막화까지 다 봤다. 8화정도까지는 꾸준히 보다가 한참의 시간을 두고 뒤의 화를 방금 막 다 본 상태라, 사실 시즌4의 초반부분은 잘 기억나지가 않는다. 그래서... 방금 막 쓴 빨머앤 포스팅처럼 드라마 전체적인 후기를 좀 써볼까 싶다.

 

 굿플레이스 시즌1은 누가 뭐래도 시트콤이다. 아니 사실 이 드라마는 시트콤이 맞지 않나?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 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시즌이 넘어갈 수록 철학적이게 되는 드라마여서다. 시즌1에서는 이게 대체 무슨... 드라마야 ㅋㅋ 완전 엉망됐네 이러고 보다가 점점 가면 갈수록 삶이나 행복, 선의, 악의, 사랑,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렇기에 삶은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사람은 죽으니까 모두들 죽은 뒤의 상황을 궁금해하고, 유령, 신, 윤회 같은 것을 믿고 생각하는 걸테고, 나도 어쨌든 사람이라 그런 것에 대해 정말.. 엄청 많이 생각한다.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그대로 끝인가? 그렇다고 생각하기에 하루하루 충실하거나 내버린 삶을 살아가는 거 아닐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지의... 시간이니까.

 그런 걸 참 잘 다룬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나쁜 일 (대체로는 이해가지만 도무지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는) 과 착한 일로 점수를 매겨 굿플레이스와 배드플레이스로 나눈다는 발상이야 뭐, 유구히 이어왔지만 그런 상황 자체가 그 사람에게 하여금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떠한 상황이나 지식이 주어졌을 때 변화할 수 있는 거였다면? 이라는 전제조건으로 해서 나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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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마지막에 다달아서는 기저에 깔려 전혀 바뀐 적 없던 체계를 변화시킨다. 사람을 믿기 때문에.

 체계를 뒤엎은 네 사람은 진짜 굿플레이스에 가게 되지만, 영생을 얻은 사람들은 '삶'이라는 것을 잃어버린다. 사람이 삶을 소중히 여기고, 무언가를 꿈꾸고 소망하고 계획하는 건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서. 다시 죽음, 끝을 만들고 나서야 삶의 목표가 생겨 살아가고, 정말로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다 끝낸 사람들은 제 손으로 자신의 끝을 결정한다.

 어쩌면 약간은... 안락사와 닮은 구석이 있는 것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라면 어땠을까 싶고. 나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사는 20대로써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있을 거라는 게 보통의 생각이다 보니 (막말로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이것보다 덜 살고 죽을 수도 있고), 이보다 더 긴 시간을 살아가는 건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영생이라는 게 주어지면 정말로 삶의 목표를 잃어버리게 되는 걸까? 하는 ... 생각도 들고.

 어쨌든 결국 굿플레이스가 최종적으로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시간이었다는 게 너무 와닿고,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목표를 다 이루고 끝내 제 손으로 삶을 마감하는 기분이라는 건 뭘까?

 

 이렇게 보면 나는 참 사람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주 나쁘거나 아주 착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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