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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

이베 2021. 8. 10. 00:08

 

 

 일을 하다가, 술 한 잔 하면서 영화를 하나 봐야겠다 싶어서 넷플릭스에 보고 싶어요 눌러뒀던 <클로버필드 10번지>를 봤다. 본 이유는 소개글이 재밌어 보였기 때문에. 그래서 후기는… 블로그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겸, 써보자 싶어서 켰는데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분명히 제법 재밌게 봤는데, '골 때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인 미셸은 남자친구와 싸우고 홧김에 집에서 나온 뒤 (아마 동거중이었던 듯)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가 난다. 그러고 눈을 뜨니 어딘가 감옥 같은 곳에 들어와있고, 한 남자(하워드)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과는 다르게 제 발로 그곳에 들어온 다른 남자, 에밋. 하워드와 에밋은 바깥이 망했고 절대 나가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미셸은 그 진실을 눈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믿지 않는데…….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시놉시스를 간단하게 살피자면 교통사고가 나서 상황을 모르는 미셸이 거의 반납치 수준으로 지하 벙커에 있다는 건데, 이게 진짜일까 가짜일까? 에 대한 의문으로 계속 영화를 이어나간다. 아래 이어지는 내용은 스포일러 포함이므로 늘 그렇듯이 접은 글.

 와중에 전후 지식 하나 없이 디립다 영화를 봤는데, 이게 시리즈물이군요? 심지어 <클로버필드 10번지>는 2번째 편이고요. 다른 분 후기를 보니 2편이 유독 잘 만들었다고 하시는데, 궁금하긴 하니 조만간 1편과 3편도 봐야겠습니다. (1편은 구글 네이버 등등에서 판매하고 있네요.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올라온 게 없는 듯. 웨이브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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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내 하워드를 의심하게 만드는 구도인데, 당연한 게 1.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사고를 낸 차주가 하워드인 것 같음 (이건 나중에 풀리지만) 2. 딸이 있었다고 구구절절 이야기하는데 정작 딸이라고 말했던 이는 딸이 아니고 다른 납치해온 여자임. 3. 음모론자다. < 사실 이게 가장 의심스러웠어요. 미국에는 진짜 이런 거 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들 하니까. (지진 대비 이런 게 아니라 벙커 만들고 하는 사람들.)

 근데 뭐, 일단 밖에 나가면 죽어! 라는 하워드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네요. (미셸은 결국 죽지 않았지만요.) 그런데 그러면 왜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군 거냔 말이죠. 아마 그건 하워드가 어찌됐든 간에, 미셸을 살렸든 벙커를 만들었든, 바깥이 위험하든 간에…… 범죄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납치를 한 것도 맞고, 다른 여자애를 과거에 납치해 자신의 딸처럼 여겼던 것도 맞고, 에밋도 죽였으니까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내용의 3/4와 1/4이 다른 영화 같은 느낌으로 진행됐던 것 같아서 약간 아쉬움이 있어요. 물론 떡밥이야 영화 내내 뿌려두었다곤 하지만, 결국 하워드에게 이목을 전부 집중시켜뒀기 때문에, 하워드가 납치했던 걔는 결국 진짜 뭔데?!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워드는 죽었으니까 이제 그런 건 상관 없는 건가? 하지만 신경 쓰이지 않나?? 사실 하워드가 죽을 거라는 건 애초 예상하고 있었어서, 사실 미셸의 탈출까지는 그냥저냥 하겠지~ 하고 보고 있었어요. 이런 영화는 대체로 남자 둘 다 죽고 여자 혼자 살아남으니까요 (그리고 맞았음.)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라고 할 만한 건 결국 하워드의 딸 (…로 취급당했던 그 여자) 빼고는 없어요. 이건 그냥 개인적은 떡밥 미회수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고요. 전체적으로 영화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진짠가? 에이, 아니겠… 음? 진짜인가? <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걸 영리하게 잘 썼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단편적인 걸 보면 머릿속으로 개연성을 만들어 의심하거나 신뢰하는 동물이니까요. (미셸과 함께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정된 공간에서의 스토리를 재밌게 풀어나가는 작품을 좋아해요. 예를 들면 <맨 프롬 어스> (이건 정말 클래식이고 정~말 딱, 한정된 공간에서 무한한 SF를 풀어내는 작품이라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집안, 의자 몇 개, 그 정도로 우주를 보여주는 그런.) <배리드> 같은 거요. 그래서 이것도 나온 거라곤 미셸과 남자친구가 살던 집 조금, 지하벙커, 앞마당, 도로 정도만 보여주고 (사실 주 무대는 지하벙커죠. 러닝타임의 90퍼센트 정도니까)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거 재밌으니까 한 번 보세요! 라기에는 이걸 굳이 볼 것까지는 없을 것 같고…??? 라는 느낌이에요. 저야 뭐 이런 거 좋아하니까 상관 없지만? 네.

 

 

 그와 별개로 외계인이 정말로 지구를 침공할 이유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습니다. 살기 좋다…기에는 진짜 인간 싹 밀어버려야지 좀 살만할 것 같거든요. 이건 TMT였습니다.

 

 스릴러물, 의심암귀가 되기 딱 좋은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보시는 걸 추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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