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스트리트 시리즈 (파트1, 파트2, 파트3)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 넷플릭스에서 3부작(?)으로 주르륵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은 지는 좀 됐는데 왠지 모르게 안 보고 있다가 쉬는 김에 몰아 봤다. 슬래셔 무비를 좋아하기도 하고. 하이틴 슬래셔 무비, 제법 재밌어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 <피어 스트리트>를 다 본 결과 그렇게 너무 재밌다!!! 까지는 아니었고, 적어도 보려면 모든 시리즈를 다 봐야 하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사가 파트1 - 파트2 - 파트3 주르륵 이어지면서, 파트1에서는 단편적으로 보이던 진실을 서서히 알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파트3이 구성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기도 했다.

스포일러! 라고 할 만한 건 딱히 안 적는 것 같은데 혹시 모른다. 조심해서 보시길.

 

파트1.

 파트1은 기본적으로 클리셰 슬래셔물이라는 느낌이었다. 뭐…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마녀의 저주라고 한다.) 사람들이 막 죽어 나간다. 그걸 제지하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10대들. 뻘하게 요즈음의 대세인 레트로와 함께 적절하게 섞인 그 시대의 물건들을 보는 게 즐거웠다. (대부분은 그냥 현대 느낌이었지만.)

 이건 딴소리인데, 마을 이름을 '셰이디 사이드'와 '서니 베일'이라고 짓는 건 좀 너무 노골적이고 과하지 않나? 라는 마음. 그런 이름이면 재기할 수 있는 마을도 쓰러질 것 같다. 그리고 샘과 디나의 커플이 좋았다. 그도 그럴 게 이런 영화에서 갑자기 레즈비언 커플이 나오면…… 좋잖아요.

 

파트2.

 아, 이렇게 매꾸겠다? 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파트2도 어쨌든 슬래셔 무비이긴 마찬가지다. 파트1은 마을 전체적으로 일어나고, 파트2는 캠프장에서 일어난다. 그렇게 따지면 약간 <케빈 인 더 우즈> 같은 게 떠오르기도 하나 이것과는 결이 완전 다르고. (그냥 좋아하는 공포영화라 떠오른 듯.)

 이렇게 메꾸겠다? 라고 생각한 이유는 1편에서 그렇구나... 하고 약간 긴장감이 느슨해질 법했던 설정이나, 이렇게 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법한 것들에 대한 부가 설명을 2편에서 잘 붙여준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피어 스트리트> 파트2까지 보고 나면 깨닫는 게 있다. 아, 이 사람들 진짜 잘 끊네……. (이러고 또 3편 보러 가는 거임.)

 

파트3.

 개인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파트1이 현재, 파트2가 과거라면 파트3은 진상이다. 일단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 몰입도를 올려주는 방법이었다고 해야 하나. 납득이 가는 서사가 됐다고 해야 할까. 근데 이쯤 되면 여기까지 안 본 사람들 (그러니까 중간에 아… 별로. 이러고 간 사람들.) 은 그냥 흔한 슬래셔물이나 본 게 된다. 사실 B급 슬래셔물을 할 거면 앗싸리 그렇게 해라! 파이긴 하지만, 이건 나쁘지 않았다. 타임라인이 왔다 갔다 하지만 그렇게 복잡하다거나 혼란스럽다는 느낌도 없었고.

 

 명작이었다! 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애초에 이런 슬래셔물을 명작까지 끌어올리는 게 힘들죠.) 나쁘지 않았다. 물론 영화 세 개를 봐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지만 셰이디 사이드라는 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는 점과, 진상의 내용, 그리고 샘과 디나의 관계... 등에서 묘하게 세상에서 외면당하는 이들을 비춰주고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엔딩은……

어쩌면 기득권층의 전복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그래서 총평은 가볍게 보기에 나쁘지 않은 영화였고, 슬래셔 무비를 자주 본 사람이라면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