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건 봐야합니다! 하고 영업이 많이 돌아서 개봉날 보려고 했는데 미뤄져서 어제 보고 왔다.
상영중 영화니까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기를 권장합니다!
어제 무슨 가정학대가 나오는 영화 보는 날도 아니고 (ㅠㅠ) 조금 괴롭긴 했지만 <샤인>은 가정학대를 사랑으로 포장했다면 <미쓰백>은 가정 학대의 심각성에 대해 토로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 트라우마가 있는 이에게 권하기는 힘들지만.
장르를 스릴러라고 생각했다가, 검색해보니 드라마로 나온다. 뭐랄까, 일본 드라마 <마더>의 앞부분을 자세히 보면 <미쓰백>과 비슷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꽤나 손에 땀을 쥐었던 것 같은데, 스릴러는 아닌가? 그렇지만 나름 스릴러의 요소를 다 갖추지 않았나?
'미쓰백'은 가정폭력 피해자다. 엄마가 자길 버리고 떠났고, 구질구질, 시궁창 같은 삶을 연명해간다. 여러가지 일을 전전해가며. 그런 미쓰백의 주변에는 오래된 남사친 '장섭'이 있지만, 미쓰백은 그와 뭔가 할 생각이라곤 없다. 사실 영화 보는 중에 장섭이 진짜 조력자 정도의 위치에만 있고, 미쓰백이 장섭을 서사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게 보여서 좀 웃겼음. 아무튼, 그런 미쓰백은 '지은'을 만난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왜, 곧잘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미쓰백이 '이런 나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하는 게 마음 아팠다. 지은과 미쓰백의 관계성은 딸과 엄마라기보다는 (작중에서는 한국 정서 때문인지 엄마가 돼라,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긴 했으나) 친구 같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연대자 같았다. 모성애?라는 느낌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 감정선이 좋았다. 자길 닮은 아이를 만나 연대하는 거다.
영화 내내 가정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일어나는 학대를 대하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어설픈지도 보여주고, 노래방보다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더 적다는 게 말이 되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찰서로 갔다가 다시 되돌려진 지은이나, 어찌됐든 지은을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하던 미쓰백을 보며 이 나라의 한계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미쓰백이 지은을 데리고 나오긴 하지만.
남성캐릭터가 나오긴 하지만, 서사의 바깥에서 맴돈다는 점이 좋았다. 서사의 중심에는 미쓰백, 지은, 그리고 주미경이 존재했다. 악역 선역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 보는데 주인공이 제발 누구 하나 안 죽였으면 하고 바랐던 것도 처음이었던 것 같은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방은 안됩니다!! 안됩니다!!!
폭력의 민낯을 잘 보여주는 영화였던 것 같다. 게임을 하며 화내고, 자기 여자친구한테는 입 처닫고 있다가도 어린 여자애를 패고 때리고 감금하는 남자와, 강아지는 애지중지 옷도 입혀주고 밥도 먹이고 뽀뽀를 하다가도 자길 쳐다보는 것조차 싫다며 폭력을 휘두르는 여자, 주미경과 미쓰백이 만나 둘이 치고박고 싸울 때도 멋있는 연출로 폭력을 미화하지 않아서 좋았다. (남자분들도 다 멀리서 보면 그렇게 싸우는 거 아시죠 현실은 슬로우모션이니 하는 거 없으니까용) 으으, 지은이 아빠라는 놈 너무 짜증났다. 너도 살아봤자잖아, 라는 말로 아이를 찍어누르고 죽이려고 할 바에 스스로 죽길 바랐다.
한지민님과 김시아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던. 김시아님은 촬영 중 심리 상담을 받으며 진행했다고 하니 그 점도 안심이다. 다들 더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여성서사가 더 많이 나오기 위해서도 그렇고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가시화를 위해서기도 하고.
- Total
- Today
- Yesterday
- SF
- 판타지
- 일본
- 책
- 넷플릭스
- 아포칼립스
- 여성서사
- 공포
- 미스테리
- 애니메이션
- 여성캐릭터
- 영화
- 소설원작
- 구병모
- 넷플릭스오리지널
- 루프물
- 블룸하우스
- 이야미스
- 액션
- 범죄
- 추리
- 스릴러
- 드라마
- 여성주연
- 여성주의
- 코미디
- 페미니즘
- 좀비
- 슬래셔
- 음악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