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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를 다 같이 후기 쓰는 거라,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성서사물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다 보니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문득, 내가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헝거게임> 시리즈가 굉장한 여성서사임을 깨닫고 다시 한 번 봐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소설 헝거게임은 몇 번이나 다시 돌려 읽을 정도로 좋아했다. 좋아하는 세계관이었고, 그 속에서 싸워나가는 캣니스가 좋았으니까.
어쨌든 그래서, 그저께부터 천천히 봐야지, 하고 생각하던 걸 어제 우르르 다 봐버렸다. 개인적으로 캣칭파이어까지는 소설도 영화도 좋지만 모킹제이부터는 소설도 영화도 좀 힘들어져서 ^.^... 영화와 소설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모킹제이는 거의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볼 거 쭉 봐버리자! 하는 마음으로 앉은 자리에서 영화를 해치웠다.
1부만한 2부 없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헝거게임>은 1부보다는 2부가 나았다. 그렇지만, 루가 나온다는 점에서, 그리고 캣니스가 자신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어진다는 걸 모른다는 점에서 <헝거게임>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이 전 시리즈의 최애다. 영화 시리즈를 통틀어 좋아하는 장면이 몇 있는데 그 중 단연 최고는 루가 죽은 뒤 캣니스가 옆에 꽃을 따다두는 장면이다. 혁명의 불씨, 분노의 불씨를 터뜨리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캣니스가 반란을 조장?하는 행동들이 전부 그냥 빡쳤거나 슬퍼서 하는 행동이라는 게 좋음)
<헝거게임:판엠의 불꽃>과 <헝거게임:캣칭파이어>의 세계관을 참 좋아한다. 열악한 12구역의 모습과, 그와 너무나도 대비되는 캐피톨의 모습을 보여주며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일단 그 <헝거게임>이라는 게임을 좋아한다. (물론 내가 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 스토리적으로 재밌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보니)
살아남으려고 하는 캣니스와, 함께 살아줬으면 하고 바라는 피타.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죽여야 했고, 죽지 않았으면 했지만 죽는. 그런 상황이 심리적인 묘사랑 만나면서 더욱 긴박감 넘치게 해준다고 생각한.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고 ㅠ.ㅠ
그리고 <헝거게임:캣칭파이어>
캣니스가 작년의 헝거게임에서 반란의 불씨를 저도 모르게 조장하고, 그로써 스노우에게 위협받는다. 캣니스는 사랑하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들을 잠재워야만 하는데, 그는 이미 반란의 상징 '모킹제이'가 되어있었으니... 캐피톨의 계략으로 다시 헝거게임에 참여하게 돼버린 캣니스와 피타는 다시 살아남기 위해 고분분투 한다...는 이야기.
소설 읽을 때는 '또요? 진짜루요? 그냥 차라리 암살을 해라 나쁜 새끼들아' 하는 느낌이었는데 뭐... 영화 볼 때도 비슷했습니다 (우슴.)
<캣칭파이어>에서는 더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고, 연대 하고... 하는 점도 좋았다. 피닉이랑 조한나도 참 좋음. 조한나의 다 좆까! 하는 성격이 좋다. 캣니스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캣니스는 지켜야할 게 있어서 몸을 좀 더 사리는 느낌이라면 조한나는 잃을 건 자기뿐이라서 더 그러는 느낌. 사실 캣니스가 처음 참여한 헝거게임에서 우승하고, 헤이미치가 너 그러다가 큰일 난다고 말했을 때, 아니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서 돌아왔는데 뭐 여기서 더 위험한 게 있나요? 했다가 아, 가족이 있지... 하고 생각함.
<캣칭파이어>에서 피타와 캣니스의 사랑연기는 점점 갈 수록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점점 서로를 진짜로 사랑하게 되는데... 시리즈 내내 두 사람의 사랑~사랑연기 < 가 나오는데 피타랑 게일 둘이서 캣니스를 사랑하면서도 둘 다 캣니스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ㅠ 하는 것도 웃겼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리났다... 여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느낌 다른 두 조신남 (개인적으로 게일도 좋긴 한데 피타가 너무 유순하고 귀여워서 피타 파입니다.)
지금 불이 번지고 있어, 우리가 불타면, 당신들도 불탈 거야!(fire is catching, and if we burn you burn with us!) 라는 대사가 정말 좋았던 편. <캣칭파이어>의 이름이 <캣칭파이어>이었던 이유는 그 때 이미 불이 번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이 영화는 영화관 가서 봤었다. 근데... 아, 이게 돈 내고 보는 예고편이지! 한 느낌. 대표적으로 <헝거게임:모킹제이>와 <셜록홈즈:유령신부>를 꼽으려고 한다... <모킹제이> 내용 자체가 정치적인 이야기가 많고 스케일이 크다 보니 1부 2부로 나눈 것 자체는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어제의 나처럼 쭉 몰아서 보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몰입도도 떨어지고 하는 듯. (영화관 가서 보고 왔을 때 그랬고.)
캣니스가 반란군에 들어가고, 모킹제이로 활동하며 여러 구역의 사람들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정도의 이야기이다. 피타는 구출되지 못하고 캐피톨에 잡히고, 캣니스와 반란군을 향해 전쟁을 그만두자고 말하는. 근데, 이미 <캣칭파이어>에서 피타를 두고 와버렸다. 캐피톨에 있다! 는 걸 보여줬었는데 굳이 <모킹제이> 내내 계속 보여줘야 했는지 약간 의문.
피타를 구하고 싶어하는 캣니스와, 모킹제이를 하는 동안에도 자꾸만 드는 의문들을 어찌 할 바 모르는 캣니스의 심리 상태가 잘 나타난 편이었다고 본다.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눈빛, 시선처리, 표정만으로 캣니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확 와닿아서...
<헝거게임>의 마지막. <더 파이널> ! 제목을 왜 따로 지었는지 약간 의문임. (영판은 모킹제이 2라서) <더 파이널>은 개봉 후 친구 집에 가서 사서 봤었는데, <모킹제이>에서 이미 너무 ㅋㅋㅋㅋㅋ 아.. 이게 뭐야, 한 상태였어서 제대로 보질 않았었다. 막상 다시 제대로 보니까 괜찮았다. 그런데 후반부가 굉장히 아쉬웠음. 초반~중반은 긴박감도 있고, 캣니스의 혼란이 더 가중된 상황에, 피타의 상태까지 겹쳐져서 흥미진진했는데 후반부에 갑자기 맥이 훅 빠져버려서.
소설로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역시 마지막에 피타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좀, 너무 동화 같다고 해야하나. 그 동안에 보여줬던 차가운 현실이 갑자기 따뜻한 동화가 돼버린 느낌이었던. 소녀는 자라 혁명의 불씨이자 군인이 되었고, 평화로운 세상에 군인이 갈 곳이 사라진다는 걸 알고, 모든 이들이 캣니스가 마지막에 누리고 있던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바랐다는 것은 알지만...
하지만 캣니스가 자신의 신념을 결국은 지켰다는 게 좋긴 했음. 진짜 적이 누군지 기억해!
<헝거게임> 시리즈는 헝거게임, 캣칭파이어 / 모킹제이 < 이런 식으로 약간 스토리의 풍? 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어느쪽이든 생존을 위해 캣니스의 노력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의 두 시리즈는 정말로 살기 위해서, 그리고 나와 다른 이들을 싸우게 만든 캐피톨에 대한 분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모킹제이>는 모두를 위한 싸움이지만 대의는 어디까지 괜찮은가에 대한 캣니스의 생각이 녹아들어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게 스토리의 주가 되다 보니, 정치적인 메세지도 많이 담고 있고.
모든 시리즈를 끝마치고 나면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고 한다. 헝거게임은 이전에 이미 다 보았던 시리즈인데도 뭔가, 막상 간만에 다시 보니 다시 마음이 허해진. 소설을 다시 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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